관련기사

thumb-6e566ad39d87a935d20506262b8f3cb6_1706514500_2394_600x374.jpg

사진=김은정 변호사

[로이슈 진가영 기자] 

 

설 명절이 다가오며 부담감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족 모임을 위해 장거리 운전을 하거나 가사 노동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오래간만에 얼굴을 맞댄 친척들 간의 불화로 인해 크고 작은 갈등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배우자의 직계존속, 즉 장인어른, 장모님과 사위 사이나 시아버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생기는 갈등은 가족 전체의 평화를 저해하고 부부 관계까지 망칠 수 있어 매우 치명적이다. 실제로 명절 이후 이혼 청구가 늘어날 정도로 명절 간 가족 갈등이 부부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장서갈등이나 고부갈등이 격화되어 폭행이나 폭언 등이 발생한 상황이라면 이를 사유로 이혼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민법 제840조에 규정된 재판상 이혼 사유 중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와 ‘자신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하여 배우자의 동의 없이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 말하는 심히 부당한 대우는 혼인 관계를 지속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다툼이나 막말 정도로는 이혼 사유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그러한 사실을 입증해야 하므로 사전에 진단서나 녹음, 녹화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증거를 충분히 수집해 두어야 한다.

게다가 이혼은 원칙적으로 부부 두 사람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설령 배우자의 직계존속과 본인의 사이가 좋지 않다 하더라도 배우자가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으며 부부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면 장서갈등, 고부갈등만으로 이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시 말해, 장서갈등, 고부갈등이 이혼의 일차적 원인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배우자의 직계존속과의 다툼이 부부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쳐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음을 충분히 입증해야 한다.

한편, 배우자의 직계존속의 심히 부당한 대우로 인해 이혼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그동안 입은 정서적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가 아닌 제3자가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했다면 제3자에 대해서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제3자의 불법 행위와 당사자가 받은 정신적 피해 사이의 인과 관계를 정확하게 입증해야 하고, 많은 증거 자료가 필요하므로 꼼꼼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법무법인YK 수원분사무소 김은정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은 재산분할부터 양육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쟁점이 얽혀 있는 문제다. 순간의 감정으로 섣불리 진행할 경우, 처음에 유리해 보였던 정황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우자의 가족 구성원과의 갈등이 지나쳐 이혼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면 소장을 접수하기 전, 미리 전문가와 상담하여 실제로 이혼이 성립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https://www.lawissue.co.kr/view.php?ud=202401291323171176cf2d78c68_12